빨간 우체통
질그릇 같은 우리의 순수한 삶 이었으면....
에스스C
2008. 1. 9. 10:35

이스라엘에 뛰어난 지혜와 지식으로 존경받는 랍비가 있었다.어느날, 랍비가
공주를 만났다. 공주는 랍비를 보자마자 너무나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지혜가 있는지 모르지만 정말 못 생겼어요"
랍비는 기분이 나쁠 만도 한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물었다.
"왕궁에는 술이 있지요?"
"그럼요"
"그 술은 어떤 그릇에 담겨 있나요"
"그야 항아리나 나무통에 들어 있지요"
그러자 랍비는 놀라운듯 말했다
"공주님처럼 아름다운 분이라면 금그릇이나 은그릇도 많을 텐데 그런 하잖은 그릇에
술을 넣어 두셨단 말입니까?"
랍비의 말을 들은 공주는 곧 궁궐에 돌아가 하인들에게 술이란 술은 모조리 금그릇과
은그릇에 옮겨 담도록 명령하였다.
그날 저녁 식사시간이 되어 술을 한모금 드신 임금님이 버럭 화를 내셨다. "누가
술맛을 버려 놓았느냐?"
모든 이야기를 들으신 임금님은 단장 공주를 불렀다.
"너는 항아리에서 술맛이 좋아지는 것을 몰랐단 말이냐?
공주는 곧 랍비를 찾아가 따졌다.
"랍비의 말씀대로 했다가 임금님께 혼만 났잖아요"
그러자 랍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다만 공주님께 귀한 것은 좋은 그릇에만 담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하잖은
그릇에 담겨 있을수도 있다는 걸 가르쳐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 금그릇과 질그릇(탈무드 중에서) -----
샹드리에의 화사한 조명 아래 빛나보이는 크리스탈 화려한 자태도 아닌
그저 세속에 묻혀 어느 이름모를 손끝으로 다가옴이 편한,
오래될수록 은은한 빛으로,작지만 큰 사랑으로,
잊혀진듯 그러나 변함없는 묵묵함에 믿음을 줄수 있는
그런 질그릇 같은 우리의 순수한 삶 이었으면
참으로 좋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