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

** 노을 편지 **

에스스C 2008. 9. 23. 14:51





사람들이 빠져나간 바닷가에
덩그마니 남아있는 여름의 흔적들은
젊음의 뜨겁던 열정이 식어버려
이제는 스스로 타오르지도 못할
빈 가슴 한켠을 보는 것마냥 아릿합니다





엽낭게들은 부지런히 구멍을 파며
모래위에 예쁜 흔적들을 남깁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페루의 나스카 그림 같습니다
우리들 가슴에서 길어 낸 사랑의 흔적들도 저러할까요?





황금빛 바다엔
아이들만이 숨바꼭질을 합니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물살에는
철 지난 그리움만 남았습니다





뒤돌아보면
시간은 늘 짧고도 아쉽습니다
덧없게 느껴지는 세월 속에서
내가 받은 것 보다는 내가 쏟았던 마음들만 아프게 남습니다
그 아픈 마음들이 남아서
아직도 가슴에서 숨쉬고있는 시간들을 물들입니다.





해 지는 바닷가에서는  
왜 끝없는 그리움만 꿈틀거릴까요?
환하게 비출 때는 보이지도 않던 태양빛이
질 때는 오히려 화려하기만 한걸까요?





아름다움엔
서러운 냄새가 배어 있고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늘, 조금씩 스러져갈 때에만
제 빛깔을 보여주는 때문인지요.../세헤라자데




옮긴글


Forever / Stratovari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