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뜨락

** 어느 비오는 일요일 날에... **

에스스C 2009. 7. 13. 10:55



토요일 저녁 운동을 마치고 친구와 소주한잔을 하면서 오랜만에 노래방까지 여흥을 즐긴 관계로
토요일로 예정 되었던 큰형님댁 방문을 일요일로 미루었다.
일요일....
가족들을 교회까지 테워다 주고 혼자 몰래 피는 담배 한개피 깊게 들이피고
대충 집안 청소를 하고 큰형님 댁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교회에 들러 와이프를 데리고 큰형님댁에 가는길 빈손으로 갈수 없어
제과점 들러 케익하나 사고 몇가지 과일을 산다음 광명시에 있는 큰형님 댁으로 차를 몰았다
큰형님 댁에 도착하자 마자 큰형수와 큰형님이 우릴 반가이 맞아주신다
큰형님은 두분이 조촐하게 농사를 지시며 사신다
큰형님 아이들 조카들은 다커서 결혼후 분가하여 따로 살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농사일 거드는것 조차 꺼려 하기 때문에 아예 분가를 시킨것이다
도착후 점심상을 차려주는 형수님에게 큰형님이 잔소릴 늘어 놓으신다
"막내는 두루치길 좋아하는데 돼지고기로 두루치기좀 하랬더니 왜 안했어".
형수님은 감자탕 끓여 논게 있으니 서방님이 좋아 하시니 점심은 그거하고 잡수면 된다고 하시는데
이내 또 한마듸 잔소릴 하신다
"그것도 내 놓고 두루치기도 하면 되잖아".
"오랜만에 막내랑  소주한잔 할려고 했더니 ....".하시며 말꼬리를 흘리신다
"아녀요 형님 별로 배도 안고픈데 그냥 감장탕하고 간단하게 점심 먹을께요".
큰형수님은 음식 솜씨가 좋으셔서 감장탕도 맛있다
직접 기른 돼지를 잡으신 뼈다귀로 무근 김치와 감자를 넣고 오래도록 푹 끓이면 그맛이 진국이다
간단하게 형님이랑 소주 한병을 가지고 둘이 나눠 마신후 난 잠깐 밖에 나가 몰래피는 담배의 맛을
음미하고 다시 방에 들어가니 형님은 "너 또 담배피냐?".하신다
"아니요".
궁색한 변명을 하였지만 이내 실토를 하여야 했다
이런 저런 애기를 하던중 비가 많이 와서 집앞 개울에 한강에서 잉어랑 고기들이 많이 올라온다고 하시면서
고기를 잡으로 가자신다...
전날 늦도록 술을 마신 관계로 피곤하였지만 형님을 따라 투망과 물통을 을들고 형님을 따라 나섰다
벌써 개울가엔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느라고 인산 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형님은 능숙한 솜씨로 가져온 투망을 펼쳐 어깨에 두르시고 적당한 자리에서 힘껏 투망을 던지셨다
투망을 걷어 올리고 보니 그안엔 붕어와 참개가 가득하다
"와~!! 대박이내요 형님".
"거바라 물고기가 많이 올라왔지".
우린 몇차례 투망으로 붕어와 잉어 그리고 미꾸라지,참개등을 물통 가득 채우고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다 집으로 가는길에 형수에게 전화를 하신다
"제수씨랑 밭으로 나와요".
아시이 고추,수박,오이,참외등.....
갖가지 농작물을 심어 놓고선 막내에게 주신다며
골구로 따서 큰 비닐봉지 몇개에 가득 담으시며 집에 갖고가서 먹으라 하신다
형님은 늘상 동생들 뿐만 아니라 동네 이웃들에게도 많이 퍼주신다
이런일로 가끔 형수와 다투기도 하시지만 언제나 형님댁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그런 형님 때문에 형수님은 힘이 드실게다 그래서 가끔은 짜증도 내시지만
어쩔수 없이 형님이 좋아서 하시는 일이니 묵묵히 받아 주신다
저녁까지 먹고 봇따리 가득 안고 형님댁을 나와 집으로 가는길에
고마운 형님 생각에 가슴이 미여온다
사실상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후 형님은 내겐 아버지와 같은 존재시다 물로 나이 차이도 많이 나지만....
지척에 두고도 게으른 탓에 오랜만에 찾은 형님댁에서의 휴일은
내가슴에 가족이란 커다란 울타리를 만들었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신후 우리 6남매는 어쩌면 구심점을 잃어 버린탓으로
각자의 생활에만 충실하고 형제간의 우애는 멀어질거라 생각했지만 내생각은 다행히 빗나가고 말았다
형님들 누나 그리고 매형들은 언제나 작은 일에도 모여서 식사도 하고 더욱더 돈독한 가족애를 느끼며 살고계시다
가족이란 어쩌면 한끼 식사를 같이 하는 조그만한 일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계산하지 않고 마음에 느끼는대로 베풀고 사랑을 쌓아가는 일들에 대한 가족은
나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