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鳶) /이정화(李貞華)
날아오르고 싶어. 사슬처럼 끈질기게 감겨드는 운명의 실타래를 훨훨 벗어던지고 눈부신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어
누가 나의 발목을 잡아당기는가 자꾸만 주저앉으려는 내 영혼의 심연 속으로 끊임없이 거센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너는 누구인가
참, 이상도 하지 너에게 얽매임으로써 이렇게 팽팽히 부풀어오르는 긴장과 속살까지 훤히 떨려오는 절제로 삶의 기쁨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신기하여라 너와 내가 마주 보고 있는 우리의 눈높이 만큼 나는 날아오를 수 있고 너의 굴레속에서 오히려 머리끝까지 자유로워지는 이 팽팽한 살의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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