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좋을 어느 날/김춘경
때론 화창한 날에도
바람이 불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먼 곳으로부터 불어와
내 몸 안 깊숙한 곳곳에
간절히 배어 들 수 있는 바람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게
적당한 열기로 몸을 감싸
슬프도록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숨이 멎어도 좋을 만큼
행복할 것이다
우연히 라도 그런 날이 온다면
눈물 젖은 온 몸이
구석구석 마를 때 까지
오래도록 그 바람을 껴안으리라
황홀한 절정(絶頂)으로
바람불어 좋을 어느 날
심장이 멎는 그 순간을
내 서투른 몸짓으로
한 점 미풍(微風)에 실어 보리라
흔적없이 날아가 버릴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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