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담아둘 수 있는
마음 주머니가 있었음 좋겠다.
미움 덩어리를 담아둘 수 있는
마음 주머니 하나 있었음 좋겠다.
끝없는 원망으로하여
끓어오르는 불씨를 가두어둘 수 있는
마음 주머니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보고싶고. 또 보고싶은
님의 얼굴도.
들어도. 또 듣고 싶은
님의 목소리도
담아 둘 수 있었음 좋겠다.
먼 훗날.
마음주머니 조용히 꺼내어
헤쳐 풀어보며.
냉가슴 봄 눈 녹듯
스르르 녹아 내릴 때
그때는 말할 수 있으리.
모두가 사랑이였다고.
참으로 열심히
사랑하며 살았노라고.
참으로.
사랑을 담아둘 수 있는
마음 주머니가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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