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내안의 당신

에스스C 2007. 12. 17. 09:36

 

이 손으로 껴안고
만지고 체취를 아로새겼으나
곧 새벽빛처럼
사라졌던 당신.
그러나 깊은 밤중이거나
혹은 투명한 한낮의
적요 속에서
나는 당신이 나의 무의식 속으로 침입자 처럼

걸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곤 했지.
나는 당신을 거부할 수 없었어.

아니 어쩌면 당신으로 이루어진 게 나일지도 몰라.

그래서 두려웠던 거지.....


신경숙의 (마당에 관한 짧은 애기) 중에서......